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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화학상식

열역학 기본개념: 엔트로피와 무질서

by 하라리_Harari 2022.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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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반대로 아래에서 위로 흐르게 하기 위해서는 펌프질과 같은 일이 필요합니다. 작은 불씨 하나도 가만히 놔두면 숲을 모두 태워버리기 충분하지만, 다시 숲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태양 에너지가 공급되어야 합니다. 어떤 현상은 자연적으로 일어나지만 그 반대 현상은 자발적으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자연적 변화 방향을 정해주는 것일까요? 

 

자발적 변화

자발적 변화란 외부 영향에 의한 추진이 필요 없이 일어나는 경향을 갖는 변화입니다. 실온에 둔 뜨거운 물은 자연적으로 식지만 반대로 실온과 동일한 온도의 물이 자발적으로 뜨거워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영원하다고 생각하는 다이아몬드도 헤아릴 수 없이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흑연으로 변합니다. 자발적 변화라는 것은 그 과정이 자연적 경향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열역학을 생각할 때는 언제나 경향만을 생각하면 됩니다. 

자발적 변화가 아닌 비자발적 변화 또한 일어날 수 있습니다. 다만, 외부 영향을 통해 일을 해야만 합니다. 실온에 둔 물을 뜨겁게 하기 위해서는 물을 주전자에 담아 데우는 일을 해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엔트로피와 무질서

뜨거운 기체와 차가운 기체를 한 용기에 채우면 서로 뒤섞여 미지근한 온도의 기체가 됩니다. 미지근한 온도의 기체가 자발적으로 뜨거운 기체와 차가운 기체로 분리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고립된 계에서의 에너지와 물질은 무질서해지는 형태로 분산되려 합니다. 고온에서 저온으로 에너지의 흐름은 결국 평형상태가 될 때까지 일어나며, 평형상태는 곧 무질서도가 가장 높은 상태입니다. 열역학 분야에서 무질서 정도를 엔트로피로 나타내며 무질서가 높아질수록 엔트로피가 증가함을 의미합니다.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

 

증기기관을 연구하던 프랑스 물리학자 니콜라 레오나르 사디 카르노는 고온과 저온의 온도 차에 의해 에너지 흐름이 증기기관을 움직일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근대 열역학의 기초는 열이 기계의 동력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알아낸 카르노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카르노는 고온의 열을 일로 전환시키고 그 일을 모두 다시 고온의 열원으로 전환시킴으로서 에너지 전환이 지속적으로 순환할 수 있을 것이라 추론하였지만, 결론적으로 고온의 열이 모두 일로 전환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고온의 열은 항상 저온의 열로 일부 전환되기 때문에 결국 평형상태가 되며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 흐름이 점점 사라지게 됩니다. 즉 유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없어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열역학 제일 법칙인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따르면 유용한 에너지가 없어졌다는 것은 쓸모없는 에너지가 증가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평형상태가 되어 엔트로피가 높은 상태는 결국 쓸모없는 에너지가 증가한 상태인 것입니다. 쓸모없는 에너지를 다시 유용한 에너지로 만들 수는 있으나, 이때 또 다른 에너지 흐름이 투입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다른 한편에서 엔트로피를 증가할 것입니다. 거시적으로 봤을 때 결국엔 엔트로피는 증가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밖에 없습니다.   

 

인문 사회학적인 접근

엔트로피는 열역학적 언어이지만, 사실 인문 사회학적으로 접근하여 흥미롭게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제레미 리프킨의 [엔트로피] 저서가 대표적입니다. 제레미 리프킨은 현대 우리가 기계론적 세계관, 즉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질서가 있는 세상을 만든다는 세계관에서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기계론적 세계관 때문에 인간은 끊임없이 지구의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으며, 인간이 사용하는 에너지는 점점 사용할 수 없는 에너지로, 일부는 '환경오염 에너지'로, 또 일부는 '실업 에너지'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기계론적 세계관이 아닌 엔트로피 세계관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합니다. 엔트로피 세계관이란, "인간은 저 엔트로피의 자세로 살아가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즉,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절약하며 지구를 파괴하는 무분별한 파괴를 줄이는 자세를 말합니다. 이러한 세계관을 마음에 새기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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